조현병의 개념 및 역사

조현병의 개념

조현병은 인지, 감정, 지각, 사고, 행동의 변화를 포함하여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가지며 인격의 여러 측면의 장애를 초래하는 뇌기능장애이다. 유전적 소인, 생화학적 기능부전, 신체적 요인 및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병하게 된다.

조현병의 주된 임상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기도 한다. 환각, 망상, 사고장애, 와해된 언어, 기괴한 행동 등의 양성증상과 둔마된 정동(Affective flattening), 무의욕증(Avolition), 무쾌감증(Anhedonia) 등의 음성증상이 있다.
또한 집중장애, 기억손상, 문제해결능력 결여, 의사결정능력 결여, 비논리적 사고, 판단력 손상의 인지적 증상과 불쾌감, 자살경향성, 절망감 등의 기분증상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증상들은 개인의 사회적 · 직업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직업기능, 대인관계, 자가간호능력, 질병이환, 사망 등의 변화를 초래한다.

조현병의 역사

독일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 1856~1926)은 1896년 환각과 망상이 특징인 증후군이 사춘기에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결국은 다양한 인지기능과 행동기능에 전반적이고 지속적인 장애에 이르게 되는 조기치매(Dementia praecox)라는 개념을 소개하였다.
이후, 스위스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오이겐 블로일러(Eugen Bleuler, 1857~1939)는 1908년 Germ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처음으로 "Schizophrenia" 라는 개념을 소개하였다. 그는 이 질병(조현병)의 핵심을 "정신 혹은 마음 기능(Psychic functioning)의 분열"이라고 보았으며, 조현병을 조기치매가 아닌 라틴어에서 온 "schizo(분리됐다)" 와 "phrenia(막)를 사용하여 "Schizophrenia"로 부를 것을 제안하였다. 당시엔 마음이 횡격막 근처에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정서, 사고, 행동 간의 불일치로 정신이 분열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블로일러는 조현병의 4가지 기본 증상(Primary symptoms)을 제시하였다.(블로일러의 4A). 4A는 정동둔마(Affective blunting), 연상이완(Associative loosening), 자폐증(Autism), 양가감정(Ambivalence)을 포함한다. 또한, 그는 질병의 중심 증상은 사고과정, 감정, 행동사이의 연관성의 상실이라고 보았으며 이러한 상실로 인해 이차적인 증상인 환각과 망상, 사회적 위축, 욕구의 감소 등이 발현되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1975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대규모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각 국가마다 조현병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유병률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고, 독일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쿠르트 슈나이더(Kurt Schneider, 1887~1967)가 제안한 1급 정신병적 증상의 개념이 진단기준으로 도입되었다.

이후 미국 정신건강의학회는 크레펠린, 블로일러, 슈나이더의 견해를 모두 종합하여 조현병에 대한 진단 기준을 만들었다. 즉, 경과에서는 크레펠린의 견해를 강조하였고, 증상에서는 슈나이더가 중시한 특정 망상과 환각을 강조하였으며, 블로일러의 핵심증상 역시 음성증상으로 재개념화하였다. 이러한 과정이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 제4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VI)상의 조현병 진단기준에 반영되었다. DSM-IV의 개정판으로 2013년에 발표된 DSM-5의 진단 체계에서는 슈나이더의증상 분류가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